도서

완벽한 생애

대산문학상과 이효석문학상을 비롯한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대세 작가 중 한 명으로 떠오른 조해진의 소설. 창비 출판사의 경장편 시리즈 ‘소설Q’의 열한 번째 작품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과연 우리의 인생이 완벽해야만 하는 것인지 질문한다. 조해진은 작가의 말에서 “생애는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할 필요도 없다”면서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고 어디로 가는지도 확신하지 못하는 이 생애의 한가운데서 우리가 서로에게 ‘살아 있음’의 증인이 되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창비. 176쪽. 1만4천 원)


경계를 넘는 한인들 = 김민정 엮음

정부 수립 이후 해외로 나간 한인들의 다양성에 주목하면서 그 역사적 배경과 사회문화적 힘, 개인들의 이주 경험 등을 다룬 책.

책은 국경을 넘어 이주하는 ‘한(국)인’의 젠더와 세대간 이슈에 주목하면서 다문화 한국 사회가 위치한 이 시대 이동성의 의미를 논의한다.

또 미국, 독일, 호주, 일본 등지로 이주한 한인 여성들의 삶과 경험을 귀속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젊은 세대 재외한인의 귀환 이주와 초국적 입양 등의 문제를 다룬다. (한울엠플러스. 384쪽. 4만5천 원)

 

내가 되는 꿈

2006년 등단 이후 한겨레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등을 받은 최진영의 장편 소설.

깊은 상처를 가진 여성이 자신을 키워준 외할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외면했던 과거와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어린 시절 부모와 떨어져 외가에서 성장한 주인공 태희는 외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외가에서 살던 시절을 떠올린다. 생일조차 기억해주지 못하던 엄마, 연락도 없던 아빠, 폭언과 성추행을 일삼던 담임 등 지난 상처를 바라본다.

소설은 과거의 나를 비롯한 모든 관계를 다시 들여다보는 태희의 내면을 섬세하게 담았다. (현대문학. 240쪽. 1만4천원)

 

그리움의 문장들

시인이자 수필가인 림태주의 새 에세이집. 스스로 ‘그리움 학위 소지자’라고 칭할 만큼 그리움을 관찰하고 연구해온 작가가 전하는 그리움 이야기다.

자신이 사랑하고 그리워했던 이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그리움에 얽힌 다양한 사연들, 일상을 살아가면서 만난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작가는 그리움이 중력처럼 이 땅에 온 순간부터 마주하게 되는 필연적인 것이며, 사는 것은 곧 그리워하는 일이라고 한다.

그는 “그리움은 공평하다. 누구나 그리움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라며 “다만, 쓰는 용도가 다르고 다루는 기술이 다를 뿐이다”라고 말했다. (행성B. 244쪽. 1만4천원)

 

내일 아침에는 정말 괜찮을 거예요

국내 첫 시 감상 애플리케이션 ‘시요일’의 시선집. 시요일 기획위원인 신미나, 안희연 시인이 졸업과 입학, 취업 등 새로운 시작을 앞둔 이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은 시 70편을 골랐다.

윤동주, 김용택, 박소란, 김소연, 박연준, 안희연, 박준, 황인찬 등 다채로운 시인들의 작품을 담았다. (미디어창비. 212쪽. 1만4천원)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추리 문학상인 한국추리문학상에서 단편 부문인 ‘황금펜상’ 수상작을 모았다. 2007년 황금펜상 신설 이후 올해까지 열두 편의 수상작이 실렸다.

추리소설의 기본 문법에 충실하면서 문학적 완성도를 기하고 참신함까지 가미한 작품들이다. 퍼즐 미스터리부터 법정, 학원, 사회파, 경찰, 공포, 역사 등 다양한 형태의 추리소설이 등장한다. 지난 14년간 국내 추리소설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황세연, 김유철, 박하익, 송시우, 조동신, 홍성호, 공민철, 한이, 정가일의 작품이 담겼다. 황세연과 공민철은 두 차례 수상했고 2회와 3회 때는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나비클럽. 368쪽. 1만6천원)

아르크투루스로의 여행

공상과학소설(SF) 판타지의 고전으로 꼽히는 영국 소설가 데이비드 린지의 장편소설. 100년 전 영국에서 처음 출간됐을 때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나니아 연대기’를 쓴 C.S. 루이스와 ‘반지의 제왕’ J.R.R. 톨킨의 판타지 세계에 영향을 준 작품으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

아르크투르스 태양계 행성 ‘토맨스’의 붉은 사막에 홀로 떨어진 남자가 별을 여행하면서 만나는 기괴한 인물들과 이상한 일들에 관한 이야기다. 지구인과 많이 다른 존재들을 통해 우리의 선입관을 파격적으로 무너뜨린다. 성별과 가치관에 대한 고정 관념 역시 마찬가지다.

상상력과 상징이 넘치는 환상적인 세계관은 후대 작가들이 왜 영향 받을 수밖에 없었는지 짐작하게 한다. (강주헌 옮김. 문학수첩. 472쪽. 1만4800원)

 바람, 바람, 코로나19

동화 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문선희가 펴낸 첫 소설집이다. 월간 ‘문예사조’ 소설 신인상을 받았던 작품 ‘긴 복도가 있는 미술관’을 포함해 작가의 연륜이 묻어나는 단편 8편을 실었다.

팬데믹이 사람들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세태에서 가치의 회복과 인간의 존엄을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표제작 ‘바람, 바람, 코로나19’는 일상을 파괴한 바이러스의 폭력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주부의 삶을 통해 재난 속에서도 주변인들과 함께 사는 삶은 계속된다는 진실을 드러낸다.

경북 포항 출신인 문선희는 198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창작동화집 ‘말하는 거북이’, ‘벙글이 책가게 단골손님’, ‘나의 분홍 삼순이’, 청소년 소설 ‘장다리꽃’, 장편소설 ‘사랑이 깨우기 전에 흔들지 마라’ 등이 있다. (산지니. 264쪽 1만5천원)

 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진다

 ‘남 땅에 누워 보나/ 내 땅에 누워 보나/ 별은 똑같이 빛나고'(시 ‘별은 똑같이 빛나고’ 일부)

20대 여성 농부인 서와(김예슬)가 경남 합천군 산골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쓴 시 50편을 묶어냈다. 또래 청년과 농사짓는 건강함, 농민의 근심, 젊은 날의 다짐과 고민 등을 산골 마을의 짙은 어둠과 아름다운 저녁노을 풍경을 배경 삼아 담담하게 노래한다.

서와는 마을 이웃인 서정홍 시인을 스승으로 삼아 시를 배웠다고 한다. 올해 우수출판콘텐츠 선정 작품이다. (상추쌈출판사. 88쪽. 9900원)

어디에도 없는 아이

무명이었던 호주 작가 크리스티안 화이트를 단숨에 인기 소설가로 끌어올린 장편 추리 스릴러다. 데뷔작으로는 호주에서 가장 빠른 판매 신장세를 기록했고 17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멜버른에서 사진 강사로 일하는 주인공 여성이 어느 날 28년 전 미국에서 납치돼 사라진 아이가 자신임을 알게 된다. 평화롭던 일상이 깨지고 혼란에 빠진 그는 스스로 진실을 찾아 나선다.

작은 선택에서 시작한 사건이 커다란 비극으로 발전했음을 알게 되고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과 반전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김하현 옮김. 현암사. 424쪽. 1만6천원)

변두리 로켓 : 가우디 프로젝트

 ‘한자와 나오키’로 유명한 일본 작가 이케이도 준의 대표작 ‘변두리 로켓’의 후속작이다. ‘변두리 로켓’은 2011년 나오키상을 받으며 대중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인정받았고, 드라마로도 제작돼 시청률 1위에 올랐다. 후속으로 출간한 세 편도 모두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시리즈 4권이 누적 판매량 350만 부를 돌파했다.

로켓 엔진 밸브 시스템 납품에 성공하며 도산 위기를 벗어난 쓰쿠다제작소. 4년 뒤에 이 회사에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찾아온다. 대기업의 횡포에 다시 흔들리기 시작한 회사는 신형 인공판막 ‘가우디’ 공동 개발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 하지만, 기술적 난제와 의료계의 파벌주의, 대기업의 부당한 관행 등으로 또 역경을 겪는다.

작지만 뜨거운 열정으로 뭉친 쓰쿠다제작소는 이번에도 위대한 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김은모 옮김. 인플루엔셜. 408쪽. 1만5800원)

돌봄이 아니라 인생을 배우는 중입니다 (전계숙 지음)

원하든 원치 않든 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 사회에서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위해 돌봄은 필수가 됐다. 한동안 요양원에 어머니를 모셨던 보호자로, 이제는 3년 차 요양보호사로 겪은 내용을 담았다.

저자는 보호자 및 요양보호사라는 2가지 관점으로 요양원과 어르신을 바라본다. 현실적으로 부족한 부분과 아쉬움은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상적인 요양원에 관해 이야기한다.

책은 어르신 돌봄을 할 때 필요한 실전 돌봄 노하우와 자세도 설명한다. 어르신의 황혼을 조금 더 인간답게 돌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르신을 대하는 자세와 접근 방법은 어때야 하는지, 돌봄 현장에서 요양보호사들끼리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등을 조언한다. (일월일일. 284쪽. 1만5천원)

기억 안아주기 (최연호 지음)

성균관대 의대 학장이자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의사인 저자가 3년간 ‘나쁜 기억’과 관련된 연구를 하며 우리가 어떻게 ‘나쁜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정리했다.

저자는 진료실에서 아이들의 기억에 관여하는 부모들을 만나면서 기억이 어떻게 아이들에게 신체적인 증상과 통증으로 나타나는지를 파악한다. 이를 토대로 어린 시절의 기억은 성인이 돼서도 반복적으로 떠올라 행복이나 불행이라는 상반된 반응을 나타낸다고 설명한다.

책은 ‘소확행’에서 힌트를 얻어 우리가 일상에서 늘 경험하는 작지만 확실히 나쁜 기억을 ‘소확혐'(小確嫌)이라고 표현한다. 이 소확혐이 일상을 잠식하지 않도록 망각의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며, 좋은 경험하기와 좋은 기억으로 왜곡하기를 해결책으로 제안한다. (글항아리. 368쪽. 1만8천원)

두번째 도시, 두번째 예술 (노명우 지음)

동네 서점을 운영하는 사회학자가 관광 명소를 서둘러 찾아다니며 수없이 사진을 찍었던 ‘첫 번째 여행’에서 벗어나, 도시의 깊은 곳에 숨겨진 ‘두 번째 예술’을 찾아 나선 이야기를 정리했다.

저자는 독일 유학 시절 언어의 장벽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오히려 예술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말한다. 당시 베를린 근교 미술관이나 공연장을 찾아다니며 예술 언어의 가능성에 주목했다며, 지금도 틈만 나면 세계의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훌쩍 떠난다고 강조한다.

책에는 저자가 독일과 프랑스, 터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러시아 등을 돌면서 경험하고 생각한 내용이 담겼다. 저자는 우리가 코로나 시대에 언제 다시 여행을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녀온 여행을 되돌아보고 음미하는 소중한 시간으로 현재를 활용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인다. (북인더갭. 436쪽. 2만원)

북한에도 디자인이 있을까? (최희선 지음)

태양열 스포츠카, 천리마 뜨락또르, 려명거리 간판도안, 대동강 맥주 상표. 우리에게 낯설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익숙한 북한의 디자인을 소개한다.

북한산업미술 연구자인 저자는 지난 10년 동안 연구한 내용을 총정리해 2권 분량의 책으로 펴냈다. 상권은 북한의 정권수립기(1945년)부터 1999년까지 기록을 다뤘고, 하권은 2000년부터 2018년까지 급발전하는 산업미술의 전개 과정을 담았다.

국내외에서 처음 소개되는 1천여 점의 북한의 기계, 생필품, 가구, 의상, 상표, 포장 디자인 등이 그림들로 수록돼 있다. (담디. 상권 512쪽, 하권 496쪽. 각권 3만9천원)

해방촌의 채식주의자 (전범선 지음)

밴드 양반들의 보컬 전범선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 첫 산문집을 펴냈다.

저자는 미국 다트머스대학교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를 전공했고 컬럼비아 로스쿨에 합격해 한때 국제변호사를 꿈꾼 인재였다. 그러나 로스쿨 진학을 포기했고 지난해 성균관대 앞에 있는 33년 역사의 인문사회과학서점 ‘풀무질’을 인수해 이곳의 대표를 겸하고 있다.

책은 대한민국을 벗어나 미국과 영국을 오가며 역설적으로 자신의 뿌리와 자리를 찾아가는 저자의 여정을 담았다. 이를 통해 어쩌다 그가 해방촌에서 살면서 낮에는 ‘풀무질’에서 글을 쓰고 밤에는 록 음악을 하는 삶을 살게 됐는지 엿볼 수 있다.

저자가 그동안 해온 사회비평과 동물해방, 채식, 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다. (한겨레출판. 208쪽. 1만3천800원)

히트(HEAT) (스윙스 지음)

국내를 대표하는 래퍼 중 한 명인 스윙스(본명 문지훈)의 라임을 글로 만날 수 있는 에세이. 랩을 할 때와는 다른 태도로 글을 쓴다는 저자의 말처럼 장난기는 빼고 진지함을 담았다.

30대에 들어서며 성숙해진 내면을 바탕으로 삶과 관계, 앞으로 나아가야 할 자세, 도전, 열정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자신의 외모를 가지고 악플을 다는 것은 참아도 랩 실력을 깎아내리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그는 최근 ‘쇼미더머니 9’에 참가자로 나섰다. 세상에는 멋진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계속해서 움직이고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또 한 가지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그 역시 처음 음악과 사업을 시작했을 때 주위 사람들로부터 수없이 ‘안 된다’는 말을 들었지만 결국 성공해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은 지구상에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필름. 232쪽. 1만5천원)

중국이 파산하는 날 = 김규환 지음

일간지 기자로 베이징 특파원을 지내는 등 중국 관련 취재를 오래 한 저자가 기업 부채와 부동산 거품 등 문제로 3년 뒤 중국의 국가 부채가 크게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우리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 책이다.

저자는 2008년 금융위기를 뛰어넘을 중국발 세계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고 예측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둔화, 미중 갈등, 국내 총생산량(GDP) 대비 300%인 중국 정부의 부채 등을 그 근거로 든다.

책은 한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27%에 해당하는 만큼 중국 경제가 붕괴하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중국 수출에 의존하기보다는 새로운 시장 발굴과 산업경쟁력 강화 등을 통한 탈중국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들의정원. 272쪽. 1만6천원)

문밖의 사람들 = 김성희·김수박 지음

스마트폰을 만드는 대기업의 하청 공장에서 파견 노동으로 일하다가 시력을 잃은 청년 노동자의 이야기를 그린 르포 만화책이다. 이 공장에서는 2016년 1월부터 4명의 피해자가 생겼다. 메탄올 실명 산업재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고 열 달 뒤 또 다른 피해자 2명이 드러났다. 이들은 왜 실명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혼자서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책은 노동자 건강권 운동을 하는 시민단체 활동가와 피해자의 이야기를 교차로 그리며 기업과 국가를 상대로 책임을 묻는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주관 ‘2020년 다양성만화제작지원사업’ 선정작이다. (보리. 228쪽. 1만5천원)

가난의 문법 = 소준철 지음

도시사회학 연구자인 저자는 재활용품을 수입하는 여성 도시 노인의 생애사적 특징과 재활용품 수집이라는 일을 통해 가난을 들여다본다. 현장 조사에서 만난 여러 노인을 합해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 ‘윤영자’는 개인적, 사회적 사건·사고를 맞닥뜨린 결과 가난을 겪고 있다.

윤영자는 개인적으로는 결혼, 3남 3녀 출산, 그들의 대학 진학, 그들의 결혼, 자식들의 퇴직 및 사업 실패와 금전 요구, 남편의 퇴직, 남편의 질병과 같은 사건·사고를 겪었다. 사회적으로는 외환위기, 북아현동 재개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경로를 거쳤다.

윤영자는 한때 아현동에 단독주택을 구입할 정도의 부를 축적했지만, 이런 사건·사고를 겪으며 자산을 잃고 지금은 20만원 남짓 하는 연금과 폐지를 주워 판 돈, 노인일자리사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을 합쳐 50만원 정도로 한 달을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윤영자의 가난은 그녀의 개인적인 선택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국가와 사회와 시대의 변화 과정에 휘말린 결과라며 가난의 구조를 해부한다. (푸른숲. 304쪽. 1만6천원)

외로운 아이들 = 백선혜 지음

2017년 발표된 논문에 국내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대상 연구에서 24%가 자해를 한 적이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저자는 현재 학교 현장에 ‘자해 놀이’, ‘손목 자해’라는 이름으로 자해가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자해하는 아이들을 깊이 이해하며 그들을 보듬고 함께할 수 있도록 조언한다.

저자가 자해 청소년 5명을 상담한 사례를 토대로 자해가 무엇인지, 자해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자해 경험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성찰한다. 자해는 아이들 스스로가 이겨내야 하므로 놀라거나 야단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곁에서 함께해주며 격려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푸른나무. 264쪽. 1만6천원)

위기에 빠진 지구 = 로랑스 투비아나·클로드 앙리 지음. 한경희 옮김

지구 환경 문제를 자연자본과의 관계 속에서 살펴본 책이다. 두 저자는 바다와 육지, 세계 각국이 처한 심각한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들을 조목조목 짚어가면서 전 지구적인 시각으로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처방전을 제시한다.

저자인 로랑스 투비아나는 2015년 파리기후회의 프랑스 외무장관 특별대표와 기후협상 프랑스 대사로 활약했고 현재 유럽기후재단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클로드 앙리는 물리학자에서 경제학자로 전향한 이후 파리정치대학과 컬럼비아 대학의 지속가능발전학 교수다. (여문책. 456쪽. 2만5천원)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61책)세계는

코로나19 사태로 도래하는 세계의 ‘뉴노멀’에 대한 20편의 긴급 진단을 모았다. 2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연령대에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유럽에 거주하는 필자들은 어려운 노동자의 삶부터 그 끝이 보이는 근대문명과 그 이후의 새로운 문명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로 부각되고 또 재편되는 세계의 모습을 담아냈다.

특히 코로나19에 즈음하며 모범적인 방역의 성과로 전 세계에 방역 성공의 희망을 제시하는 ‘한국현상’을 진단하고, 이로부터 시작될 새로운 세계질서의 의미를 밝히고 전망한다.

한국인 최초로 캐나다의 권위 있는그리핀 시문학상 수상한
김혜순 시인 <죽음의 자서전>

(90)책1-죽음의 ▲김혜순 시인(왼쪽)과 그리핀문학상을 수상한 시집 <죽음의 자서전> 영역본

김혜순(64) 시인이 캐나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그리핀 시문학상'(The Griffin Poetry Prize, 국제부문)을 지난달 초 토론토에서 <죽음의 자서전>으로 수상했다.

‘죽음의 자서전’(문학실험실)은 2016년 출간된 시집으로, 시인이 지난 2015년 지하철역에서 갑자기 몸이 무너지며 쓰러지는 경험을 하면서 영감을 받아 썼다고 밝혔다.

메르스와 세월호 사태를 비롯한 사회적 비극 속에서 죽음의 시 49편을 써서 묶었다. 이에 대해 ’49재’와 관련 있다며 “사자가 49일간 죽음의 소용돌이를 건너가는 것을 염두에 뒀다”고 소개했다.

이를 영역한 한국계 미국인 시인 최돈미 씨도 함께 상을 받았다. 영어 제목은 ‘Auto biography of death'(2018).

그리핀시문학상은 캐나다의 기업가이자 자선 사업가인 스콧 그리핀이 2000년 창설했다. 국내와 국제 부문 각 1명에 수여하며, 상금은 각 6만5,000 달러다.

한국인으로 고은 시인이 2008년 공로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본상 수상은 김 시인이 처음이며 아시아 여성을 통틀어서도 최초다.

김 시인은 ‘죽음의 자서전’에 대해 “죽은 자의 죽음을 쓴 것이라기보다 산 자로서 죽음을 쓴 것”이라며 “내가 죽음과 같은 순간에 처했을 때 주변 지인과 사회적 죽음이 시작되는 순간을 썼으므로 ‘산 자의 죽음’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1979년 계간 ‘문학과지성’ 가을호에 ‘담배를 피우는 시인’ 외 4편을 발표하면서 등단했고, 시집으로 ‘죽음의 자서전’, ‘또 다른 별에서’, ‘피어라 돼지’, ‘달력 공장 공장장님 보세요’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현재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장강명, 연작소설 < 자들>
SF소설집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

(90)책2-장강명-산자들

최근 가장 주목받는 소설가 중 한 명인 장강명이 신작 소설집 2권을 출간했다. 연작소설 <산 자들>(민음사)과 SF 소설집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아작)이다.

‘산 자들’은 지난 2015년부터 최근까지 여러 문예지에 발표한 단편 10편을 3부작 형태 연작소설로 재구성했다. 1부 ‘자르기’, 2부 ‘싸우기’, 3부 ‘버티기’로 돼 있다. 1부에 수록된 ‘알바생 자르기’는 젊은작가상 수상작이다.

각 부 제목에서 보듯 노동현장의 문제를 다뤘다. 참여 문학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조세희 연작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언뜻 떠올리게 한다.

해고, 구조조정 등 노동 현장에서 나타나는 갈등 양상을 비극적 시각에서 그려낸다. 자영업자 간 제 살 깎는 경쟁과 취업난, 재건축 문제 등도 다룬다.

(90)책2-장강명-지극히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은 장강명이 개인의 문학적 본류로 복귀한 작품이다. 그간 준비한 SF 중단편 10편을 모아 엮었다. 이번 SF 소설집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랑’이다. SF 장르를 택하면서도 폭력적 미스터리나 디스토피아 비극보다는 환상적인 로맨스가 자주 등장한다.

장강명은 2011년 장편 ‘표백’이 한겨레문학상에 당선되며 활동을 시작했다. 단편 ‘현수동 빵집 삼국지’로 이상문학상을,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을, ‘댓글부대’로 오늘의작가상과 제주 4·3 평화문학상을,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작가상을 받으며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공학도 출신으로 건설사에 다니다 동아일보에서 사회부·정치부 기자로 10여 년간 일한 다소 튀는 이력도 있다.

전 북한공사 태영호의 증언 <3층 서기실의 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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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서기실은 북한 주민들도 잘 모르는 조직이다. 서기실이 어느 건물 3층에 있어서 붙여진 별칭이 아니라, 3층 규모의 건물 전체를 쓰고 있어 유래된 이름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며 김정은의 집무실이 있는 당 중앙 청사가 3층 규모인데, 이 청사에서 김정은의 사업을 가장 근접해서 보좌하는 부서를 3층 서기실이라고 한다. 3층 서기실은 기본적으로 김정일 김정은 부자를 신격화하고 세습 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인 것이다.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 태영호는 노예 상태에 빠져 있는 북한 주민을 해방시키고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주도해야 할 책임이 한국에 있음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한국인이 많다는 안타까움을 말한다. 더불어 대한민국의 국력이 가져온 회담의 성과를 김정은의 과감한 결단과 용단으로 돌렸던 것을 언급하며, 이 책으로 온 세계 사람들에게 북한의 정확한 실상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

2018 이상문학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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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 심사위원 5인(권영민·권택영·김성곤·윤후명·정과리)의 만장일치로 대상 수상작에 선정된 손홍규의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등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집이다.
손홍규 작가의 자선 대표작 ‘정읍에서 울다’와 우수상 수상작인 구병모의 ‘한 아이에게 온 마을이’, 방현희의 ‘내 마지막 공랭식 포르쉐’, 정지아의 ‘존재의 증명’, 정찬의 ‘새의 시선’, 조해진의 ‘파종하는 밤’ 등이 수록됐다.

 ‘아침편지’ 고도원 작가 <절대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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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편지’로 유명한 고도원 작가가 새 책 <절대고독>(꿈꾸는책방 펴냄)을 펴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5년간 연설담당비서관을 지낸 그는 “연설비서관이라는 지엄한 자리에서 대통령의 말과 글을 수없이 써내려 갔던 그때가 자신의 절대고독이 정점에 달했던 순간”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연설문 작성 때 주변의 의견을 듣기 위해 최순실의 조언을 얻었다는 박근혜 대통령측 주장에 대해 DJ 정부 당시 연설문 작성을 위한 자문위원회 시스템을 소개하며 비판했다.

“지도자의 언어는 정제된 언어여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지도자의 언어가 빈약합니다. 과거에 그런 언어를 저장해 본 경험이 없으니 나올 게 없고, 그러다 최순실 언어의 저장고에 기댔다는 것은 정말 상식 밖의 일입니다.”


박준영 저 <우리들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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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라고 해서 옷을 잘 차려입고 고액의 연봉을 받는 로펌 변호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돈이 되지 않는 사건의 피고인들이지만 그들의 억울한 심정에 귀 기울여주고 사법 절차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게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이들이 있다.

그중 박준영 국선변호사가 있다. 박 변호사는 올해 8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스토리펀딩에 ‘하나도 거룩하지 않은 파산 변호사’ 이야기를 올려 화제를 모은 재심 전문 변호사다.

재심 사건을 위주로 사건을 맡다가 빚만 쌓이고 사무실에서 쫓겨날 형편이 됐다는 그의 사연에 네티즌들이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모금액이 5억6천여만원에 이르며 애초 목표액(1억원)의 5배 이상 초과달성한 것.

수원 노숙소녀 사망사건, 삼례 3인조 강도치사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재심 결정과 무죄 판결을 받아내기 위해 그가 보여줬던 진정성과 사법정의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네티즌들의 열망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그가 쓴 <우리들의 변호사>(이후)에는 그의 인생사와 함께 재심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중 최근에 찾아보기 힘든 ‘개천에서 용이 난’ 성장 이야기와 그의 솔직한 태도가 인상적이다.

 뉴욕 최상류층의 생활상 <파크애비뉴의 영장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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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위 40°43′42″, 서경 73°59′39″. 길이가 폭의 약 7배인 길쭉한 형태에 지리적·문화적·정치적으로 고립된 섬. 이 섬의 거주민들은 자부심이 대단하고 거만하다. 주민들은 오른쪽 동네, 왼쪽 동네, 윗동네, 아랫동네 등 거주 구역에 따라 4개의 아족(亞族)으로 나뉜다. 각각은 특정 부분에서 정반대의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어느 지역의 이야기일까. 미국 예일대에서 문화연구와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받고 뉴욕에서 20년 이상 작가 겸 사회연구가로 활동한 웬즈데이 마틴이 인류학적 관점에서 ‘참여관찰’한 맨해튼의 모습이다.

그가 맨해튼에 사는 최상류층의 생활상을 그린 책 <파크애비뉴의 영장류>(사회평론) 한글판이 출간됐다. 저자는 맨해튼의 아랫동네에 해당하는 다운타운에서 살다가 자녀 교육을 위해 파크애비뉴 70번대 가(街)로 이사를 했다.

이곳은 윗동네로, 그것도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이들이 산다는 오른쪽 동네, 즉 어퍼이스트사이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가족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

부유층의 생활상은 대중의 관심사항이기는 하지만 저자가 ‘어퍼이스트사이드 영장류’에 진정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른바 ‘기선제압’ 사건 때문이다.

저자가 날씨 좋은 어느 날 바나나와 우유가 든 비닐봉지를 들고 길을 걷던 중 50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아줌마와 부닥쳤다. 그 여성은 자신의 명품 가방으로 저자 왼팔을 치고 가면서 저자 면전에 비웃음을 날렸다.

그 상황에서 저자는 “학부생 시절에 봤던 다큐멘터리 영상에서 침팬지들이 서로 팔을 휘젓거나 이빨을 드러내고 깩깩 괴성을 내지르며 공격태세로 다가가던 모습이 떠올랐다”고 한다.

이 일을 계기로 저자는 본격적인 ‘현장 연구’에 들어가 6년간 이곳에서 자녀를 키우는 엄마 150명과 부대끼며 살았다. 물론 현장 연구란 저자 자신이 이곳에서 적응하며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엄밀한 의미의 학적 연구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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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 베를린 장벽 붕괴와 중국과 소련, 동유럽이 세계 경제에 편입되기 시작하면서 세계화(Globalization)가 본격화됐다. 세계화가 화두로 떠오른 지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세상 사람들은 더 잘살게 됐을까.

불평등을 연구해온 세르비아계 미국인 경제학자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리더스북 펴냄)에서 세계화의 최대 수혜자로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가들의 중간계층과 세계 최상위 1%를 꼽는다. 밀라노비치의 연구에 따르면 세계 최상위 1% 중에는 2008년 기준 미국인이 12%로 가장 많고 한국인도 2%를 차지한다.

반면 세계화의 낙오자들은 고소득국가의 중하위층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국민이다. 이들은 세계 최상위 1% 사람들과 같은 고소득국가에 살지만, 양극화의 영향으로 실질소득 증가율은 세계 최하위 빈곤층보다 낮다.

고소득 국가의 경제 양극화는 중산층 공동화와 부유층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로 이어진다. 저자는 대중의 계급적 저항과 겹치면서 결국 포퓰리즘과 자국민 우선주의(nativism)가 득세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한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미국 백인 노동자들의 도널드 트럼프 지지 등도 이런 경제 양극화의 결과 중 하나다.

역사학자
윌리 톰슨 <노동, 성,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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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명의 기록은 또한 야만의 기록이다” 스코틀랜드 출신 역사학자 윌리 톰슨은 신간 <노동, 성, 권력>을 발터 벤야민의 언급으로 시작한다. 인류 문명의 시작과 흥망성쇠를 노동·성·권력 등 세 가지 동력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으로 파악하는 톰슨의 역사관은 그만큼 비관적이다.

책은 137억년 전 빅뱅으로 인한 우주의 우연한 탄생에서 시작해 인간의 출현, 문명과 제도의 형성, 사회주의의 실패, 가까운 미래에 재앙이 될지 모를 기후변화까지 인류의 역사를 다룬 방대한 저작이다. 현실에 나타나는 인류 문명의 모습은 다양하지만 언제나 그 밑바탕에는 노동·성·권력을 이용한 차별·억압·폭력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말한다.

막말 일삼는 트럼프는 자아도취증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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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과시하는 동시에 스스로에게 도취되는 ‘나르시시즘’을 정신병리학적으로 들여다본 책이 나왔다. [타임]의 수석 편집자이자 작가인 제프리 클루거의 <옆집의 나르시시스트>(문학동네)는 현대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진 ‘나르시시즘’이 어떻게 주위에 악영향을 미치고 결국 자신마저 파멸로 이끄는지를 통찰한다.

책은 미국 공화당 경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를 대표적인 나르시시스트로 지목한다. 그는 ‘트럼프 모기지’, ‘트럼프 파이낸셜’, ‘트럼프 초콜릿’, ‘트럼프 생수’ 등 자신이 소유하거나 관련이 있는 모든 것에 본인의 이름을 붙이는가 하면 공개적으로 막말을 일삼으며 상대방을 무시하는 언행을 일삼는데 이는 나르시시스트의 전형적인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도 넘쳐난다. 자기 일은 하지 않으면서 주목받는 성과만 가로채고 싶어하는 상사나 동료 또한 나르시시스트라고 이 책은 말한다. 어쩌면 오늘 먹은 메뉴를 빠짐없이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누군가 감탄해주기를 바라는 나 자신이 나르시시스트인지도 모른다.


“억만장자는 정치를 통해 불평등한 사회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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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율은 58.2%였다. 하지만 소득 상위 1%에 속하는 부유층의 투표율은 99%였다. 부자들은 정치에 별반 관심이 없을 듯하지만, 오히려 일반인보다 정치에 참여하고자 하는 욕망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지표다.

미국 부유층은 공교육에 필요한 재정지출 확대, 실업자의 구직활동 지원, 복지를 위한 예산편성에 반대하는 비율이 일반 대중과 비교하면 훨씬 높다.

대럴 M. 웨스트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국정운영연구실 부실장이 쓴 <부자들은 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가>는 경제권력을 거머쥔 부자들이 정치권력마저 장악해 가는 현실을 파헤친 책이다.

예컨대 부유층은 상원의원에게 접근해 자신들에게 불리한 법안 통과를 저지하고, 대선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후보에게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는다. 또 자선 활동을 통해 만든 비영리단체가 특정한 정책을 옹호하도록 하는 ‘자선자본주의’를 펼친다.

저자는 언론 보도를 통한 투명성 제고, 소득 불평등에 대한 부자들의 인식 변화, 공정한 조세정책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의 억만장자 1,645명의 국적과 거주지, 연령대, 부를 일군 사업을 분석한 자료도 볼 수 있다.

노벨문학상, 전쟁·재난의 증언 다큐소설로 쓴 알렉시예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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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문학상의 영예는 벨라루스의 기자 출신 여성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7)에게 돌아갔다.

알렉시예비치는 1948년 5월 우크라이나 서부 스타니슬라브(현 이바노-프란코프스크)에서 벨라루스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벨라루스국립대 언론학과를 졸업한 후 여러 신문사와 잡지 기자로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2차 세계대전,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소련 붕괴 체르노빌 사고 등 극적인 사건을 겪은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글로 옮겨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로 풀어냈다.

1985년 전쟁을 겪은 여자들의 독백으로 이뤄진 책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출간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논픽션과 픽션의 경계가 모호한 이 책의 장르를 작가는 ‘소설-코러스’라고 명명했다.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의 후유증을 다룬 다큐멘터리 산문 <체르노빌의 목소리>(1997)는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에도 번역 출간됐다. 그러나 본국 벨라루스에서는 반(反) 체제 성향이 짙은 작품 탓에 검열에 걸려 출간되지 못했다.

2013년 캐나다 소설가 앨리스 먼로에 이어 2년 만에 나온 노벨문학상의 14번째 여성 수상자다.

결혼ㆍ출산 포기..인구감소 <지방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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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창성회의’의 좌장 마스다 히로야 전 총무장관이 인구 감소의 전망과 분석, 미래 대응 전략을 담아낸 저술 <지방소멸>이 번역 출간됐다. 지난해 5월 발표된 ‘마스다 보고서’는 현재의 인구 감소 추세대로라면 무려 896개 지방자치단체가 소멸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며 일본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젊은이들을 쓰고 버리는” 도쿄에서 이들은 결혼도 출산도 포기한다. 그 결과 지방은 공동화하고, 도쿄의 고령화도 심화한다. 지방의 소멸은 도쿄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일본 또한 파멸의 위기에 처하리라는 암울한 진단이다.

어떻게 하면 지방과 도시의 연쇄붕괴를 막고 인구 감소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저자는 창성회의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방의 중핵도시를 중심으로 한 방어선 구축과 출산율 회복 및 양성평등 정책, 20~39세 출산 적령기 여성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 재생 정책 등을 제안한다.

우려스런 대목은 2012년 일본과 도쿄의 평균 출산율이 각각 1.41과 1.09인 데 비해 2014년 한국과 서울은 1.205, 0.98명이란 점이다. 또한 한국의 수도권 집중은 일본보다 훨씬 심각하다.

아마존 올해의 책 ‘메이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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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자이면서 매 사육을 경험한 영국 작가 헬렌 맥도널드가 부친을 상실한 깊은 슬픔을 매 사육으로 이겨내는 과정을 담아낸 <메이블 이야기>(원제 ‘H is for Hawk’)가 번역 출간됐다.

영국의 가디언과 이코노미스트가 지난해의 책으로 선정하고, 아마존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이미 작품성과 대중성을 널리 인정받았다.  때로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이 무언가 다른 대상으로 옮겨갈 때가 있다. 작가에게 아버지의 죽음이 주는 충격과 슬픔이 바로 그랬다.

“내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매! 저기 믿기 힘들 만큼 아름다운 동물이 있었다. 갈라진 부싯돌과 분필 같은 색깔, 등 위로 날렵하게 교차된 날개, 하늘을 향해 치켜든, 볏이 서 있는 검은 얼굴.” (50쪽)

저자는 스스로 ‘메이블’이라 명명한 매를 길들이는 순간순간의 장면들과 그 예리한 감응들을 날카로운 묘사의 언어로 포착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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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요는 의문이다. 의문은 꿈을 낳는다. 그리고 꿈은 세상을 바꾼다.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의문과 꿈이 오늘날의 세상을 가져온 것. 내일도 그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김경민 씨의 저서 <세상을 바꾼 질문들>은 16세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뒤바꾼 생각의 혁명가 15명의 질문 이야기를 다룬다. 무엇이 그들에게 의문을 품게 했고, 그 해답을 어떻게 찾았는지 돌아본다.

해부학자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는 인체 해부학 시간에 해부는 안 하고 이론만 가르치는 데 회의를 품고 직접 시체 해부에 나선다. 이는 의학에 큰 변화와 발전을 가져온다.

혁명가 막시밀리앙 드 로베스피에르도 마찬가지다. 그는 공포정치 시대에 오로지 민중의 입장에서 민중을 생각하며 혁명을 도모한다. 누구도 쉽게 뛰어들지 못한 길. 그 가시밭길을 마다하지 않았던 꿈의 실천자였다.

여성 운동의 효시로 꼽히는 메리 울스톤크래프트는 또 어떤가? 그는 왜 여성인 딸은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는가 질문하며 부조리한 현실에 의문을 품었다. 그리고 ‘여성의 권리 옹호’를 출간하고 고난의 역정에 기꺼이 뛰어든다.

찰스 다윈은 진화론으로 세상을 뒤집어놓았다. 그 시초는 ‘인간은 정말 신이 창조했을까?’ 하는 것. 지금 와서 그를 무모한 반역자라고 비판할 사람은 거의 없다.

마광수 새 소설집 <나는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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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재미는 ‘감상(感傷)’과 ‘퇴폐’로부터 나온다.”

소설가이자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인 마광수(64)가 새 소설집 <나는 너야>(어문학사) 뒤표지에 쓴 문구는 그가 40년 문학 인생을 거치며 내린 결론이다.

많은 문학 작품이 인류 평화와 인간의 양심 문제, 민중의 삶 등을 다루지만 깊이 따져보면 결국 문학은 인간의 마음을 건드리거나 성적 환상을 자극하는 글이라는 것이다.

마씨가 미발표작과 최근 집필작 등 단편소설 24편, 시 1편을 엮은 이번 소설집 수록작 가운데서도 “야한 게 반, 안 야한 게 반”이다. 그리고 야한 작품은 역시 파격적이다.

‘절필’ 선언한 필립 로스의 장편 <네메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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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다 끝냈습니다. ‘네메시스’가 제 마지막 책이 될 겁니다.”

1959년 ‘굿바이, 콜럼버스’로 데뷔해 50여 년간 31권의 작품을 발표하고 퓰리처상, 전미도서상,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등의 문학상을 휩쓴 미국 작가 필립 로스는 2012년 돌연 절필을 선언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될지 모르는 장편 <네메시스>가 문학동네에서 번역 출간됐다.

제2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이던 1944년 여름 미국 뉴어크. 23세의 남자 주인공 버키 캔터는 시력 때문에 입대가 좌절돼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한다. 버키 자신은 수치심을 느끼지만, 놀이터 아이들에게 버키는 선망의 대상이다.

어느 날 폴리오가 뉴어크를 강타한다. 백신이 없던 시절, 아이들이 하나 둘 감염돼 병원에 실려가고 목숨을 잃는다. 버키의 여자친구 마샤는 버키에게 놀이터 감독을 관두고 인디언 힐에 오라고 설득한다.

아이들을 두고 떠날 수 없다고 고집 피우던 버키는 결국 충동적으로 인디언 힐에 가기로 하고 마샤에게 청혼한다. 하지만 버키가 만난 건 안도감이 아닌 깊은 죄책감이다. 죽은 아이들의 소식과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은 친구 이야기가 들려오자 버키는 가혹한 운명의 장난을 허용한 신에게 문제를 제기한다.

<군사주의는 어떻게 패션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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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우리의 삶과 동떨어져 보이는 ‘군사주의’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를 여성학자의 시각에서 논리정연하게 설명한 책 <군사주의는 어떻게 패션이 되었을까>가 출간됐다.

이 책의 저자는 국제정치학, 여성학, 사회학 등의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학자인 신시아 인로다. 미국 클라크대학에 여성학과를 만들고 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2003년과 2005년 두 차례 방한해 강연한 이력도 있다.

1960~1970년대 우리나라 군사정부가 나이키 해외 공장을 국내에 유치한 뒤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여성을 상대로 캠페인을 벌여 공장에 가서 생활비를 벌어 가장을 돕고, 장남을 뒷바라지하며 미래의 남편을 위해 돈을 모아놓는 ‘순종적인 딸’ 역할을 강조했다면서 이 또한 군사주의가 여성성과 남성성을 교묘히 이용한 사례라고 지목했다.

인로는 이처럼 일상에 만연하면서도 동시에 그 실체를 숨긴 군사주의를 드러내고, 삶을 탈군사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군사주의가 지속하면 민주적 삶이 끊임없이 파멸한다고 말한다.

프랑스 여기자의 목숨 건 IS 잠입 <지하드 여전사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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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터키 남부의 시리아 접경 도시 킬리스에서 10대가 종적을 감춘 이른바 ‘김 군 실종 사건’이 충격을 줬다. 부모에게는 여행을 간다는 말만 남기고는 터키로 건너가 스스로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김 군. 그는 왜 굳이 멀고, 낯설고, 언어조차 잘 모르는 IS에서 새로운 삶을 찾으려 했을까?

취재기자인 안나 에렐은 적지 않은 사람들, 특히 성년도 되지 않은 아이들이 IS의 꼬임에 넘어가 적극적으로 가담하겠다고 나서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IS의 실체를 조금 더 가까이 살펴보기 위해 IS 합류를 원하는 ‘멜로디’라는 이름의 20세 프랑스 여인으로 위장해 스카이프 메신저에 접속한다.

스카이프를 통해 IS 남성 회원 아부 빌렐을 만난 에렐. IS 지도자로 알려진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측근이자 프랑스 담당 모집책인 아부 빌렐은 에렐을 만난 지 48시간 만에 사랑을 고백하고 감언이설로 유혹한다.

30년 경제관료 이철환 <문화와 경제의 행복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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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같은 고도 성장기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 기술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시대의 성장 동력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경제정책 현장을 30년간 지킨 이철환(60)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지금의 경제위기를 돌파할 키워드로 꼽은 건 바로 ‘문화’다. 최근 16번째 저서로 내놓은 <문화와 경제의 행복한 만남>(나무발전소)에서다.

이 전 원장은 1977년부터 2008년까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공직생활을 했고 지금은 하나금융연구소 초빙연구위원, 단국대 경제통상학부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국 경제를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는 ‘무기력 경제’, 탈세와 자금세탁이 만연한 ‘지하 경제’, 갑을 관계가 통용되는 ‘종속 경제’라고 진단한다.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워진 ‘장벽 경제’라고도 이름 붙인다.

이런 ‘병든 경제’를 고치려면 단순히 기술 발전에만 의존하지 말고 경제와 문화를 결합해야 한다는 게 이 전 원장의 주장이다.

세계사를 바꾼 명연설 <역사 발전과 인류 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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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예수·소크라테스·마르틴 루터·패트릭 헨리·프랭클린 루스벨트·링컨·김대중…

역사의 굽이마다 물줄기를 바꾼 인물들의 명연설 31편을 국문과 영문으로 담은 책이다. ‘젊은이가 꼭 알아야 할 세계사를 바꾼 명연설을 중심으로’라는 부제가 붙었다.

저자는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에서 근무하며 가난·질병·재난·전쟁의 현장들을 발로 누비다 최근 정년퇴임한 송인엽(62) 한국교원대 교수. 아이티사무소 등 8개국 코이카 사무소장을 지내며 5대양 6대주에 새마을 정신과 ‘한강의 기적’을 알리고 발전 경험을 전수했다.

2016년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한 <힐러리 로댐 클린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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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2016년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맞춰 클린턴의 면모를 낱낱이 파헤친 책이 번역 출간됐다.

‘폴리티코’ 지의 조너선 앨런과 ‘더 힐’ 지의 에이미 판즈는 힐러리 클린턴의 친구, 동료, 지지자와 적 등 모두 200여 명을 만나 클린턴에 관한 인터뷰를 했다.

2008년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검은 돌풍’을 일으킨 버락 오바마에게 패배한 힐러리 클린턴. 하지만 경선 패배의 쓴맛을 본 지 6년 뒤, 그는 2016년 대선의 가장 강력한 민주당 후보로 떠올랐다. 그의 내공은 더욱 단단해졌고, 사람들은 그를 더 이상 빌 클린턴의 아내가 아닌, 정치인 힐러리로 판단하게 됐다.

‘호통판사’ 천종호 <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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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청소년의 대부’, ‘호통판사’로 잘 알려진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가 <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를 펴냈다. 이 책에는 천 판사가 법정에서 만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아버지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아이가 실명 위기에 처했는데도 치료해줄 형편이 되지 않아 아이를 소년원에 보내 달라고 하다가 “아버지 사랑합니다”라는 아들의 한 마디에 오열한 아버지.

학교폭력 후유증으로 망가져가는 아이를 벙어리 냉가슴 앓듯 지켜만 보다가 아들과 동반자살하려 했던 아버지 등 천 판사가 직접 목격한 이 시대 아버지들의 민낯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천 판사는 ‘제대로 된 아버지’가 살아 있어야 가정도 사회도 건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세는 전액 청소년회복센터에 기부한다.

미 베스트셀러 작가 리사 맥먼의 <꿈을 엿보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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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꿈을 엿보는 능력을 갖춘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웨이크(Wake).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변 일정 반경 내에 잠들어 꿈꾸는 이가 있으면 그 꿈에 빨려들어 가는 능력을 지닌 17세 소녀 제이니의 모험을 그린 이야기로,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리사 맥먼이 쓴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 채 술에 절어 사는 엄마 밑에서 자란 제이니는 가난한 동네, 지긋지긋한 엄마, 보조금으로 연명해야 하는 궁핍한 처지로부터 탈출을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제이니는 손에 칼날이 달린 거대한 괴물이 등장해 중년 남자를 난도질하는 꿈으로 빨려 들어간다. 다음 순간, 그 괴물은 그녀가 처음 사랑하게 된 소년의 모습으로 변한다.

속도감 있는 이야기 전개와 극적인 스토리로 인기를 끈 소설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미국 도서관협회 최고의 책에 선정됐다.

안중근 의사 순국 105주년 <코레아 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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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은) 이토라는 인물을 죽였기 때문에 ‘영웅’이 아니다… 그가 스스로 죽음을 택하면서까지 세상에 던진 메시지는 ‘화합’과 ‘평화’다.”(서문 중)

3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지 105주년이 되는 날이다. 30여 년째 안 의사의 발자취를 따르며 안 의사 유해 모셔오기 운동 등을 벌여온 박삼중 스님이 안 의사 순국 105주년을 맞아 안 의사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 <코레아 우라>(소담출판사)를 펴냈다.

안 의사가 순국한 중국 뤼순(旅順)을 열 번 가까이 오가며 유해가 묻혀 있을 만한 곳을 수소문하고 전국의 군부대를 다니며 안 의사에 대해 강연하는 등 열정적으로 홍보에 나서는 박삼중 스님은 책에서 우리에게 안 의사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를 묻는다.

안 의사의 자서전 ‘안응칠 역사’와 박삼중 스님이 직접 찾은 자료, 공판 기록 등을 중심으로 소설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궁핍에 시달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 <방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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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20세기 전반기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 하야시 후미꼬가 1920년대 후반 연재를 시작한 소설 <방랑기>는 궁핍에 시달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힘겨운 생활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대공황 중에도 60만 부나 팔리는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기생을 집에 데려오자 어린 ‘나’와 함께 집을 나간다. 그러다 어머니의 재혼으로 새 아버지를 맞이한 ‘나’는 일찌감치 행상을 익혀 탄광 마을을 찾아다닌다.

고교 졸업 후에는 식모생활도 하고, 노점과 공장을 거쳐 카페 여급 일까지 하며 몸이 좋지 않은 어머니에게 돈을 송금한다.

소설은 세상에 맞서는 당찬 여성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전개된다. 여기에 뒷바라지했지만 변심한 남자 이야기, 관동대지진에서 피해를 본 조선인과 무정부주의에 대한 언급, 천황주의에 대한 비판 등 다채로운 내용을 담았다.

박목월 탄생 100주년, <적막한 식욕> 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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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시인의 탄생을 기념하는 헌정 시집 <적막한 식욕>(문학세계사 펴냄)이 고인의 탄생 100주년(24일)을 앞두고 출간됐다.

한국시인협회장을 지낸 오세영·허영자·김종해·이건청·신달자를 비롯해 정호승·김종해·유재영·이상호·조정권 등 문하 문인 40명의 시가 담겼다. 고인이 교편을 잡았던 한양대에서 직접 배운 시인들과 고인의 추천으로 등단했거나 평소 고인과 교류를 했던 시인들의 시다.

세상을 떠난 지 3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어도 엄격한 스승으로서, 따스한 인간으로서 박목월 시인은 제자들의 가슴에 남아 있다. 헌정시집에는 고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긴 시편이 여럿 수록됐다.

이건청 목월문학포럼 회장은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으면서 간행된 이 시집은 선생 문하의 시인들이 선생께 올리는 존경과 감사의 꽃다발인 셈”이라고 말했다.

‘천재’ 버지니아 울프의 우울한 삶 <그녀들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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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너와의 언쟁은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너의 똑똑한 머리가 너를 어디로 이끌지, 새삼 두려워진다.”

수전 셀러스의 첫 장편소설 <그녀들의 방>은 버지니아 울프(1882~1941)와 그녀의 언니 바네사 벨(1879~1961)의 이야기를 다룬 실화 소설이다.

울프의 문학을 연구한 세인트앤드루스대 영문학 강사인 저자는 미술 작가인 바네사의 시선으로 울프의 곡절 많은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버지니아가 남편 레너드 울프와 언니 바네사에게 유서를 남기고 강에 몸을 던져 자살한 후, 바네사는 동생과의 추억과 아픈 기억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낸다.

당대 최고 지식인 중 한 명이었던 레슬리 스티븐의 딸로 태어난 버지니아와 바네사의 가정사는 꽤 복잡하다. 소설은 이 같은 가정사뿐만 아니라 두 자매의 사랑과 복수, 광기와 천재성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천재였던 동생을 뛰어넘을 수 없는 범재의 질투심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유교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나를 찾고 너를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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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는 근대화 이후 종교로서 과거의 세력을 잃었지만 여전히 유교 문화는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서울대 종교학과의 금장태 명예교수는 이런 점에서 신간 <나를 찾고 너를 만나>(바오로딸)에서 한국의 그리스도교에 유교를 관심 있게 돌아볼 것을 촉구한다.

중국 당(唐)나라 때 성행하던 경교(景敎·기독교 종파 중 하나인 네스토리우스교)나 원(元)나라 때 성행했던 프란치스코파 천주교가 지금 흔적없이 사라진 것은 중국의 사회와 문화 속에 뿌리내리지 못했기 때문인 만큼 한국 그리스도교도 한국 전통의 뿌리가 되는 유교에 관심을 둬야한다는 것이 가톨릭 신자인 금 명예교수의 주장이다.

책은 사서를 비롯한 유교의 경전들을 고루 인용하면서 유학자의 관점에서 개인의 성찰과 사회윤리의 여러 측면에 대해 이야기한다. 유교의 가르침을 쉬운 말로 설명하는 글은 유교에 대한 이해 차원을 넘어서 현대인과 지금의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지침을 담고 있다.

에식스호의 조난 기록 너새니얼 필브릭 <바다 한가운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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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먼 멜빌의 고전 ‘백경’에 영감을 준 포경선 에식스호 침몰과 조난의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한 미국 논픽션작가 너새니얼 필브릭의 ‘바다 한가운데서'(다른)가 번역 출간됐다.

백경이 포경선 피쿼드호의 침몰과 야성적인 집념의 화신인 에이햅 선장의 죽음으로 마무리됐다면 필브릭의 이야기는 그 이후 생존을 위한 인간의 사투에 초점을 맞춘다.

1819년 여름, 238t에 이르는 포경선 에식스호가 21명의 선원을 태우고 북아메리카 북동부 낸터킷 섬에서 출항했다. 15개월후 에식스호는 남태평양 해상에서 성난 고래의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 20명의 조난 선원들은 세 척의 작은 보트에 나눠 타고 4천800km나 떨어진 뭍을 찾아 표류했다.

이들 가운데 살아남은 선원은 겨우 8명. 도핀호가 구조한 두 명의 선원은 무려 94일간 7천200km에 이르는 표류의 험로를 헤쳐 나와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표류라는 극한 상황 하에서 인간 심리의 미묘한 변화와 갈등, 생존을 위협하는 갈증과 굶주림, 살고자 하는 의지의 충돌, 아사 직전에 놓여 동료의 인육을 먹어야 했던 과정을 무서울 만치 담담히 그려냈다.

올해 개봉 예정인 론 하워드 감독의 영화 ‘인 더 하트 오브 씨’ 원작이다.

세계문학상 수상작 김근우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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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로 본격 문학에 도전장을 내민 작가 김근우(35). 그는 이력이 독특하다. 태어날 때부터 하반신이 마비된 그는 초등학교 2학년까지 무려 아홉 번이나 수술을 받았다.

결국, 건강상의 이유로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뒀다. 하지만 학업마저 포기한 건 아니다.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등 고전 소설들을 꾸준히 읽었고, 글을 썼다.

12살 무렵부터 “혼자 망상을 하며 작가가 되길 바랐다”는 그는 17세 때 하이텔, 나우누리 등 PC통신 게시판에 ‘바람의 마도사’를 연재하며 데뷔했다.

종이 책으로 발간된 <바람의 마도사>가 인기를 끌며 10만 부나 팔렸지만, 김근우는 인세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출판사 사장이 돈을 들고 종적을 감췄기 때문이다. 그가 18세 때의 일이다.

그는 “이런 게 어른들의 세계구나, 무섭다”고 생각했지만, 문학에 대한 꿈을 포기하진 않았다. “평소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가르치신” 어머님의 훈육 덕택이다.

잔고가 수천 원에 불과할 때에도 용기를 잃지 않고 썼다. 그렇게 18년간 글로 밥을 먹어 모두 6종 30여 권을 냈다.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는 4천264원밖에 없는 빈털터리 삼류작가와 주식에 투자하다가 망한 여자, 아버지보다 돈을 더 좋아하는 꼬마가 거동이 불편한 한 노인의 과제, 즉 ‘고양이를 먹은 오리를 찾아달라’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해인 수녀 시집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85-2)이해인

“우리 서로 / 사랑하면 / 언제라도 봄 / 겨울에도 봄 / 여름에도 봄 / 가을에도 봄 / 어디에나 봄이 있네 / 몸과 마음이 / 많이 아플수록 / 봄이 그리워서 / 봄이 좋아서”

이해인 수녀의 신작 시 ‘봄의 연가’ 중 일부다. 2008년 암 수술 이후 찾아온 투병 생활 속에서 시인이 느꼈던 깨달음이 시행 곳곳에 묻어 있다.

최근 출간된 이해인 수녀의 시집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은 지난 1999년 발간한 <외딴 마음의 빈집이 되고 싶다>의 개정보증판이다.

그러나 전체 수록시 110편 가운데 35편이 미발표 신작이어서 시인의 최근 근황과 노년의 깊이 있는 사색 등을 포착할 수 있는 시집이기도 하다. 시인의 완숙하고 따뜻한 통찰이 시 곳곳에 배어 있다.

병마와 투병하는 힘겨운 일상이 이어지고, 사람들의 뒷말과 친구의 오해 속에서 상처받는 시간이 계속되지만, 하늘과 바람과 구름 등 자연 속에서 길어낸 긍정과 사랑의 힘 덕택에 시인은 삶의 다채로운 빛깔을 응시하고, 만끽한다.

국제구호전문가 한비야 새 에세이 <1그램의 용기>
(85-3)한비야

오지탐험가이자 국제구호활동가인 한비야(57)가 새 책 <1그램의 용기>를 냈다. 2009년 출간한 <그건, 사랑이었네>를 쓴 후 6년간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이다.

책은 소소한 일상과 유학 등 자신의 과거 인생 경험, 국제구호 전문가로서 현장에서 목격한 현실 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또 저자가 현재 관심을 두고 있는 ‘세계시민학교를 통한 세계시민교육’을 소개했다. 우리 각자가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인가를 깨닫고 이 ‘우리’의 범위를 전 세계인으로 확대하자는 취지의 교육이다.

저자는 책에 대해 “‘중국견문록’의 열심히 하는 모습과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의 씩씩한 모습과 ‘그건, 사랑이었네’의 다정한 모습이 섞여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자평했다.

저자는 “아예 용기를 낼 생각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1톤의 용기를 쏟아 부어도 소용없다. 그러나 꼭 해보고 싶은 일, 오랫동안 마음먹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할까 말까 망설이는 사람들에게는 1그램의 용기가 앞으로 한발짝 내딛게 만드는 거다”라고 책 제목에 대해 설명했다.

삶의 그림자, 정여울 에세이 <그림자 여행>

(85-4)그림자

세상을 살다 보면 그 크기는 다르지만 누구나 그림자를 품고 산다.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의 크기처럼, 인생의 주기에 따라 달라지는 삶의 그림자를 응시할 줄 알아야 인생을 바로 살 수 있다. 문학평론가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정여울은 적어도 그렇게 믿고 있다. 에세이집 ‘그림자 여행’에서 그는 “행복한 사람들의 특징은 자기 마음의 그림자를 돌볼 줄 안다”고 말한다.

‘그림자 여행’은 정여울이 “지난 5년간 삶과 사랑과 세상에 대해 자유롭게 쓴 글”을 모은 책이다. 일상, 마음속에 담고 있었던 결핍과 자기 고백, 예술, 연대행위, 여행 등 다양한 소재를 4부에 나눠 48편을 실었다.

행복으로 향하는 첫 단추는 ‘나 자신을 알라’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글에서 아픔을 동반하지 않는 질문은 제대로 된 질문이 아니라고 말하는 저자는 “그 아픔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를 깨닫게 될 때 우리는 조금씩 자기 영혼의 깊이를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간다”고 설명한다.

초년병 시절에 글이 안 떠오를 때면, 프리드리히 니체, 칼 융, 남재일의 글을 읽고 영감을 받았다고 고백하고, 결핍이야말로 나 자신을 매일매일 다시 일어서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되뇌기도 한다.

한용운 평전 <만해, 그날들>

(85-3)만해

‘님의 침묵’의 시인이자 3·1 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이었던 만해 한용운(1879∼1944)의 생애를 다룬 한용운 평전 <만해, 그날들>이 출간됐다.

간화선 연구자인 박재현 동명대 불교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쓴 책은 만해가 1904년 백담사 산문을 나와 한양으로 떠나던 순간을 떠올리는 것으로 시작해 1944년 6월 만해가 숨을 거둘 때까지 시간을 다룬다.

러일전쟁과 청일전쟁, 한일병합, 손기정 일장기 말소사건, 동학운동, 3.1운동 같은 구한말부터 일제 강점기 굵직한 사건들에 대해 일반적인 평전처럼 문헌의 기록들을 직접 제시하고 해설을 덧붙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만해가 직접 자신의 생각을 토로하는 식으로 재구성해 일종의 소설처럼 읽힌다.

3.1 독립선언 준비 당시 불교계 대표 중 한 사람인 백용성과 유학자 면우 곽종성, 그리고 월남 이상재와 한규설, 문인 윤용구 등과 접촉한 일들이나 독립선언 발표 후 검찰의 심문을 받을 당시 상황 등도 생생하게 재구성된다.

시인이나 독립운동가가 아닌, 승려 만해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내용도 곳곳에 들어있다. ‘조선불교유신론’에서 승려의 결혼 허용을 주장한 만해는 취처(取妻) 논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취처를 말하면 마누라를 두지 못해 무슨 몸살이라도 난 것처럼 생각하는 모양이다. (중략) 금욕은 역설적이게도 욕망을 인정하고 마는 것이다.”

존 던 케임브리지대 교수 <민주주의의 수수께끼>

(85-4)민주

민주주의란 단어는 그 자체로 가치를 의심할 여지가 없는 개념처럼 여겨지곤 한다. 어떤 정치체제를 과연 ‘최선’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는 의문으로 둔다 치더라도, 현존하는 정치 이념 가운데 ‘인민의 자기 통치’라는 이상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주장에는 토를 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러니 지금 상당수 국가가 채택한 근대 자본주의적 대의정치를 두고 “이걸 왜 민주주의라고 불러?”라고 묻는다면 이상한 사람으로 몰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치학자 존 던 영국 케임브리지대 명예교수는 저서 <민주주의의 수수께끼>(원제 ‘Setting the People Free’)에서 이처럼 ‘불경한’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오늘날 정당성을 추호도 의심받지 않는 통치 모델인 민주주의가 역사적으로는 아테네 민주주의 이후 무려 2천여년간 세계 거의 모든 곳에서 사라졌다는 데 주목한다. 그처럼 절대적 우월성을 인정받는 체제가 왜 까마득한 옛날 ‘잠깐’ 번성했다가 모습을 감춘 뒤 2천여년이 지나서야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까.

책은 민주주의에 대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지닌 상식이나 기대를 뿌리부터 뒤흔든다. 그러면서 오늘날 근대 자본주의적 대의민주주의라는 체제가 확산한 배경에는 정치적 기대 수준의 하락과 서구 정치 지도자들의 정치적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영국 앤드루 킬릭 교수의 연구서 <황병기>

(85-2)황병기

한국의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삶과 작품을 조명한 영국 학자의 연구서가 국문으로 번역 출간됐다.
앤드루 킬릭 셰필드대학교 음악인류학과 교수가 2013년 펴낸 연구서 <황병기 연구: 한국 전통음악의 지평을 넓히다>(Hwang Byungki: Traditional Music and the Contemporary Composer in the Republic of Korea)다.

단편적인 연대기적 접근이 아니라 주제별로 황병기의 음악 세계를 폭넓게 다뤘다. 가야금 연주자, 작곡가, 학자로서의 황병기의 삶과 불교, 도교, 명상적 미학이 담긴 황병기 음악의 특징, 그의 작품에 드러난 소리의 다양성과 서양의 전위 음악을 수용한 확장된 기술과 접근법 등을 담았다.

저자가 황병기의 음악을 직접 연주하고, 25년간 황병기를 연구하고 만난 경험에 기초해 집필했고, 영국의 저명한 사회과학 서적 출판사인 애쉬게이트를 통해 출판됐다. 영국에서 동양 전통음악과 작곡가를 다룬 연구서가 나온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85-1)사할린

험한 세월을 벙어리 냉가슴 앓으면서도 꿋꿋이 살아온 <사할린 한인사>

강제징용의 슬픈 역사를 간직한 사할린 한인의 삶을 러시아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밝힌 책이 나왔다.

러시아의 대표적 한인 연구가로 극동연방대학교 유즈노사할린스크 분교 사학과 학과장인 아나톨리 쿠진(75) 박사는 19세기 후반부터 21세기 초까지 한인 이주과정에 대한 연구를 담은 <사할린 한인사>(한국외대출판부)를 한국말로 번역해 최근 출간했다.

이 책은 구소련 시절 대외비였던 기밀문서를 비롯해 러시아 고문서 기록 등 사할린 한인 이주에 대한 총체적 학술 연구 기록을 담고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39년 사할린에서 출생한 쿠진 교수는 구소련 시절 사할린주위원회 서기, 유즈노사할린스크시위원회 제2서기 등 공산당 고위 공직자를 거쳐 사할린주 국립문서보관서 학술연구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책은 구한말 자발적으로 사할린으로 건너가 한인 사회의 시초가 된 기록에서부터 일본 식민지 시기, 소련 시절의 정치적 탄압과 강제이주, 2차대전 후 한인의 소련 사회로의 통합, 20∼21세기 경계에 선 사할린 한인 등으로 구분해 시대별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상황을 사료 등에 근거해 고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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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2)55세

TV만보려는 남편과 이혼…휘청대는 50~60대

무라카미 류 <55세부터 헬로라이프>

아이들은 다 키워놓고, 남편은 퇴사하고, 이제 내 인생 좀 살아보려고 하는데, TV만 보는 남편은 눈에 자꾸 거슬린다. 참고 살아야 하나, 아니면 헤어져야 하나?

<55세부터 헬로라이프>라는 제목만 놓고 보면 퇴직 후 이제 즐길 일만 남긴 중년층 혹은 노년층의 이야기를 다룬 로맨스 소설처럼 보인다. 그러나 무라카미 류(63)는 이제 다시 청춘처럼 고민을 시작할 때라고 말한다.

‘결혼상담소’ ‘하늘을 나는 꿈을 다시 한 번’ 등 다섯 편의 중편을 묶은 소설집. ‘결혼상담소’는 50대 중반, 남편과 이혼한 한 여성의 홀로서기를 그린 작품이다. TV만 보려는 남편과 이혼한 나카고메 시즈코. 그러나 턱없이 부족한 위자료로는 살 길이 막막하다. 온갖 비정규직을 전전한 그는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내고자 재혼을 고려한다.

평생을 상대방의 입장만 생각하며 보낸 그는 매일 150분씩 한류 드라마를 보던 중 삶이 변해가는, 변곡점을 체험한다.

‘하늘을 나는 꿈을 다시 한 번’은 작은 출판사에서 최근 정리해고 당한 인도 시게오라는 남자의 이야기다. 다른 일거리를 찾아보려 애쓰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아들 대학 학비도 내야하고, 모아둔 돈도 없는 그로서는 길거리의 노숙자들을 볼 때마다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인다.

‘캠핑카’는 아내에게도 무시당하고 구직활동도 여의치 않은 한 중년 가장의 불안감을, ‘펫로스’는 남편보다 더 신경을 쓴 강아지의 죽음에 충격받은 중년 여성의 심리상태, ‘여행 도우미’는 아내와 헤어지고 나서 헌책방에서 추리소설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던 한 남성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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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세포

세포에서 문명까지 관통하는 기본원리는

영구 유전학자 코엔 <세포에서 문명까지>

진화와 발달, 학습과 문화를 관통하는 통일된 과학은 가능할까?

영국의 유전학자인 엔리코 코엔은 유전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상호작용과 관계에 관한 통찰이 그 같은 과학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입장이다. 코엔의 이 같은 주장을 집약한 <세포에서 문명까지>(청아출판사)가 출간됐다.

저자는 얼음이 물이 되는 과정과 물이 기체가 되는 과정은 여러 면에서 다르지만, 분자간 상호작용 강도와 에너지의 수반이라는 유사점을 들어 통일된 관점이 갖는 유용성을 설명한다.

통일된 이해의 수단을 얻기 위해 저자는 진화와 발달, 학습과 문화 순으로 논의를 진행해나간다. 저자가 바라보는 진화는 모든 생동적 전환들의 근원이며, 생명의 창조에 대한 명확한 관점을 얻을 수 있는 대상이다.

코엔은 학습의 과정이 진화와 발달의 비법 위에서 구축됐음을 보여준다. 집단 변이와 지속성, 강화, 경쟁, 조합적 풍부, 협동, 반복 등 7가지 원리가 내용만 달리하며 그 안에 내재하고 있다는 통찰이다.

상호작용과 관계의 틀이 되는 생명의 원리들은 문화의 발달 또한 이끈다. 인간의 창조성 발현과 권력 투쟁, 경제의 발전, 환경의 변화 등도 이 같은 원리를 토대로 보다 명확히 이해하고 예측도 가능하리란 게 저자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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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사회

‘제3의 길’을 쓴 앤서니 기든스가 풀어낸

근대 이후 <사회학의 핵심 개념들>

‘제3의 길’을 쓴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가 근대 이후 사회학의 주요 개념들을 설명한 <사회학의 핵심 개념들>은 기든스가 자신과 세계적인 사회학 입문서 ‘현대사회학’을 공동 집필한 필립 W. 서튼과 함께 저술해 지난해 출간한 책이다.

지난 150여년간 사회학의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한 핵심 개념 70개를 선별, 10개 주요 주제 속에 배치해 현대 사회학의 전반적 지형 속에서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주제는 ‘사회학적으로 생각하기’부터 ‘사회학 연구하기’ ‘환경과 도시성’ ‘사회의 구조’ ‘불평등한 생활기회’ ‘관계와 생애과정’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건강, 질병, 신체’ ‘범죄와 사회통제’ ‘정치사회학’까지 현대사회의 학문적 분석 대상이 될 수 있는 주요 영역을 망라했다.

책에서 다루는 개념에는 계급, 권력, 자본주의, 문화, 사회 등 사회학의 고전적 개념부터 젠더, 소비주의, 정체성, 생애과정, 상호교차성, 지구화, 위험, 회복적 사법 등 최근 새롭게 주목받았거나 앞으로 핵심 개념이 될 만한 것들까지 두루 포함됐다.

‘현대사회학’을 교재로 공부하는 사회학도의 참고서뿐 아니라 일반 독자의 사회학 입문서로도 유용할 법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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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1)징비록1

‘어게인 정도전’…서점가 벌써 <징비록> 바람

KBS1 대하사극 방영 앞두고 관련 소설 쏟아져

조선시대 선조 때 재상을 지낸 서애 류성룡(1542~1607)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 방영을 앞두고 관련 소설들이 쏟아지고 있다.

‘징비록'(국보 제132호)은 임진왜란 7년을 겪은 류성룡이 다시는 그러한 무참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여러 가지 잘못을 반성하면서 앞날에 대비하라는 뜻으로 쓴 전란의 기록이다.

작년 초부터 KBS 1TV에서 방영된 대하사극 ‘정도전’의 치솟는 인기에 출판계에서도 정도전 열풍이 불었던 만큼 올해에도 징비록 특수를 노린 소설들이 일찌감치 서점가를 채우고 있다.

“임금도, 신하들도 전쟁은 결코 없을 것이라 믿었다. 그들은 냉정한 판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저 믿고 싶은 것만을 믿는 것이었다.”

이번영의 ‘소설 징비록'(나남)은 ‘노래에 정신이 팔려 사마귀가 자신을 잡아먹으려 하는지도 몰랐던 매미’와 다를 바 없었던 조선 사회의 다양한 표정을 세밀하게 포착했다.

지난 2012년 발간한 ‘왜란’을 다시 손보아 낸 책으로 총 3권 1천400쪽을 통해 임진왜란을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여몽연합군의 일본 정벌(1274·1281년)과 기축옥사(1589년) 등을 수월하게 넘나들면서 조선-일본-명 3국의 역학 관계에서 왜란을 분석하고 중간에 낀 대마도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그린 점이 흥미롭다.

역사 팩션 소설가 이수광이 쓴 <소설 징비록>(북오션)은 출생부터 범상치 않았던 류성룡의 일대기를 따라갔다.

어린 시절 형, 동생으로 지냈던 이순신과의 인연, 붕당과 유림 거목들과의 만남, 왜란의 전황 등을 속도감 있게 담았다.

이밖에 류성룡의 목소리로 그의 삶과 왜란을 기술한 소설가 박경남의 <소설 징비록>(북향)과 이재운이 쓴 <소설 징비록>(책이 있는 마을)도 지난달 출간됐다. 청소년을 위한 <징비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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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2)DMZ

비무장지대에 선 시인들의 ‘평화의 노래’

시인들의 메시지>

녹슨 탱크, 멈춰버린 기차, 폐허가 된 건물. 그리고 지난 60여 년간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천혜의 자연. 비무장지대(DMZ)는 여러모로 분단의 비극을 상징하는 곳이다.

작고한 김종철 전 한국시인협회장은 지난해 4월 19일 시인협회 소속 문인 124명과 함께 캠프그리브스, 제3땅굴, 도라산역, 해마루촌, 초평도, 허준 묘, 경순왕릉 등 DMZ 일대를 돌아봤다.

그렇게 DMZ 땅을 밟은 시인들은 평화의식을 함양하고, 교착상태에 놓인 남북한의 문화교류를 촉구한다는 차원에서 시집을 발간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최근 출간된 <DMZ, 시인들의 메시지>는 그 결과물이다.

강은교·강인환·김중식·문정희·문효치·오세영·유안진·이건청·허형만 등 한국시인협회 소속 시인들이 쓴 수록 시에는 DMZ 앞에 선 시인들의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새들이 노닐고 꽃들이 피어나는 비무장지대의 광활하고 원형적인 자연과 이를 배경으로 완강하게 버티고 선 철조망은 우리 역사의 가장 커다란 아픔을 잉태한 곳이다.

시집에는 DMZ와 연관된 200여 수의 시가 담겼다. 답사를 다녀온 시인들뿐 아니라 현장에 다녀오지 못한 시인협회 소속 시인들의 시도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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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지구

1년간 여자로 살아본 남자의 이야기

 <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독일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크리스티안 자이델은 어느 겨울 너무 추워 내복 대신 입을 여성용 밴드 스타킹을 사게 됐다. 생애 첫 밴드 스타킹 구입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색깔을 고르기는 쉬웠지만 20,25,30 같은 숫자는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스타킹의 숫자는 스타킹이 얼마나 두꺼운지를 가리키는 단위다.)

밴드 스타킹을 사려고 계산대 앞에 섰을 때 자이델에게는 여자의 삶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났고 생각은 ‘여자로 한 번 살아보자’라는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가짜 가슴을 달고 원피스를 구입하고 립스틱을 바르며 하이힐을 신고 걷는 법까지 배운 자이델은 ‘크리스티안’이 아닌 ‘크리스티아네’가 되어 여장하고 외출을 감행하기에 이른다.

<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지식너머)은 자이델이 이후 1년간 여장을 하고 살아가면서 경험한 이야기들을 담아낸 책이다.

트랜스젠더도, 여장 페티쉬도 아니고 단지 외양만 여자로 바꿨을 뿐인데 저자는 여성의 기분을 느끼며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스타킹과 하이힐, 메이크업, 손톱손질 같은 것들을 겪었을 때 느낌은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이었다.

여성이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겪는 일도 저자에겐 충격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여장한 자신의 다리를 훔쳐보는 남성들의 시선에 불편함을 느끼고 은근히 몸을 만지는 남성들의 손길에 분노와 역겨움을 느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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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이블

일그러진 사랑을 그린 4편의 중편

조이스 캐럴 오츠의 <이블 아이>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자주 거명되는 조이스 캐럴 오츠의 2013년 작품. 일그러진 사랑과 관계를 주제로 써내려 간 네 편의 중편이 실린 고딕풍 서스펜스 소설집이다.

각 편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이블 아이’ 같은 존재의 남자에게 위로를 찾고 영혼을 기댄다. 그러나 강한 남자들은 약한 여자들을 지배하고 위협하며 여자들은 이내 겁먹고 무기력해진다.

표제작 <이블 아이>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자의 네 번째 아내가 된 이십 대 여성 마리아나의 불투명하고 절망적인 미래를 다룬다.

마리아나는 부모를 잃고 방황할 때 자신을 보듬어주던 남자와 결혼했으나 남편은 그녀를 자신의 소유물로만 취급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의 전 부인이 집을 방문한다. 마리아나는 한쪽 눈이 없는 광적인 전 부인에게 과거의 사건을 전해듣고 충격에 휩싸인다.

<아주 가까이 아무 때나 언제나>는 순진한 열여섯 소녀 리즈베스의 위험한 첫사랑을, <처단>은 부모를 살해하려는 남자와 그의 어머니 간의 대립을, <플랫베드>는 스물아홉 살 여성의 성적 트라우마를 각각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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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1)MB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vs. 실정을 파헤친<MB의 비용>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이 지난 2일(월) 출간과 함께 ‘뜨거운 감자’가 되면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가 하면, MB정권의 ‘실정’을 낱낱이 파헤친 <MB의 비용>도 하루 건너(3일) 출간돼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시간>에서 과거 대통령 재임기간 시행했던 정책과 현재까지 논란이 되는 정책들에 대해 과감하게 견해를 밝혔다.

책 내용에는 자원외교, 4대강 사업, 대북정책의 소회를 밝혔는데 부정적인 내용은 거의 없다는 것이 주된 평가다.

지난 5일 현재 한국 도서 종합 베스트셀러 6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남성 구매 비율이 73%로 남성 독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출판사인 알에이치코리아는 “1쇄로 찍은 1만5000부가 모두 나가서, 현재 2쇄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MB의 비용>에는 MB정부의 세금 탕진과 실정의 기록을 정교한 수치로 분석한 내용이 적나라하게 담겨있어 <대통령의 시간>과 대조된다.

총 2부로 구성된 MB의 비용은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4대강 사업, 기업 비리 특혜 등에 대해 각 분야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MB정부 정책으로 인해 탕진된 비용을 상세히 추산, 피해 금액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명박 집권기 주요 에너지 공기업 3사에 생긴 새로운 빚만 해도 42조원에 육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등 MB정부의 실정 비용을 경제적 수치로 추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출판사인 알마는 “생각보다 많은 돈이 허공에 뿌려졌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게 되는 독자들은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하루 간격으로 출간된 두 책은 같은 주제에 대한 상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서점인 예스24는 “동일한 이슈를 상반된 시각으로 다루고 있는 도서들이 동시에 출간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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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2)빅

가족이라는 질긴 운명의 갈등과 화해

슈라이버 장편소설 <빅 브러더>

‘당신의 아이가 정말로 사악하다면’이라는 화두로 엄마와 아들의 뒤틀린 관계를 묘사한 소설 <캐빈에 대하여>의 작가 라이오넬 슈라이버가 또다시 가족 문제를 들고 나왔다.

그의 열두 번째 장편소설 <빅 브러더>는 몰라보게 비대해진 오빠가 여동생의 집에 얹혀살면서 벌어지는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판도라는 평범해지려고 노력하는 ‘보통의’ 마흔 살 여자다. 두 아이를 키우는 남성 플레처와 결혼한 그는 미국 중부 아이오와에서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어느 날, 뉴욕에 사는 오빠 에디슨이 찾아온다. 공항에 마중을 나간 판도라는 무려 100㎏가량 살이 찐 오빠의 비대해진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큰 키, 마른 체형(74㎏)에 예민한 감수성마저 갖췄던 오빠의 멋진 모습은 삐져나온 살에 가려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잠깐 방문할 것 같았던 에디슨이 계속해 동생 집에 눌러 살면서 마르고 예민한 매제와 사사건건 부딪힌다. 유기농 음식만 먹는 플레처는 온갖 불량 식품으로 식탁을 ‘더럽히는’ 에디슨의 태도를 혐오한다.

남편과 사사건건 충돌하는 오빠 때문에 판도라의 일상은 엉망이 된다. 그렇다고 오갈 데 없는 오빠를 버릴 수는 없다. 엄마의 자살과 아버지의 외도. 힘겨웠던 시절을 손잡고 헤쳐나간 ‘각별한’ 남매 사이였기에 더욱 그렇다.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이 투영돼 구체적이고, 인물들의 감정선도 섬세하게 묘사됐다. 쓸쓸하게 떠난 오빠에게 바치는 여동생의 송가(送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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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앨런

인류역사 바꾼 천재수학자의 비운

<앨런 튜링의 이미테이션 게임>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은 1938년 독일군이 사용한 암호체계 ‘에니그마’를 해독할 수 있는 기계 ‘봄베’를 만들어냈고, 이 같은 성과는 독일 유보트 부대를 괴멸로 이끄는 혁혁한 전과를 낳았다.

그는 오늘날 컴퓨터 발전의 효시인 ‘튜링 기계’를 고안해내는 성과도 거뒀다. 이 같이 놀라운 천재성을 보여줬지만, 튜링의 이름은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 못한다. 왜일까?

인류 역사를 바꾸는 업적을 남긴 천재수학자 튜링의 과학적 업적과 생애를 조명한 과학전기 <앨런 튜링의 이미테이션 게임>(동아시아)이 번역 출간됐다. 원제는 ‘앨런 튜링: 에니그마'(Alan Turing: The Enigma)이지만, 한국 개봉 예정작인 동명 영화 제목에 맞췄다.

실제로 이 전기는 영화화의 소재가 됐고, 저자 앤드루 호지스는 영화 제작의 자문을 맡았다. 그러나 전기는 튜링의 학문적 업적 소개에 상당 부분을 할애한 본격 전기물이다.

옥스퍼드대 수리물리학 교수인 저자는 872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 안에 튜링의 생애를 집대성했다.

동성애자였으며, 말더듬이 증상에 시달렸던 튜링의 개인사는 행복하지 못했다. 놀라운 과학적, 군사적 업적을 세우고도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것 또한 이와 무관치 않았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화학적 거세의 징벌을 감수해야 했던 튜링은 1954년 6월 7일 청산가리를 주입한 사과를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 전 징후나 유서가 없었던 점 등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튜링이 베어 물은 사과는 미국 애플사 로고의 모티브를 제공했다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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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1)1지푸라기

영화 같은 소설, 스크린에 옮겨지는 원작소설들

 <지푸라기 여자> <웰컴 삼바> <브릴리언스> 등 출간

개봉하거나 개봉한 영화들의 원작소설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프랑스 소설가 카트린 아를레의 장편소설 <지푸라기 여자>(북하우스 펴냄)는 올해 개봉할 예정인 임수정·유연석 주연의 영화 ‘은밀한 유혹’의 원작소설이다.

아를레가 스무 살이었던 1954년에 발표한 이 소설은 30대 여성 힐데가르트가 거부의 비서 코르프의 제안을 받아들여 괴팍한 거부 리치먼드의 재산을 속여 뺏는 이야기를 담았다.

가난하지만 당찬 여성과 부유한 남성의 사랑이라는 말랑말랑한 신데렐라 풍의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 상대방을 속고 속이는 음모와 위선이 가득한 파멸의 이야기다. 1964년 숀 코너리 주연의 영화 ‘갈대’로 영화화된 적이 있다.

다음달 개봉할 예정인 <웰컴, 삼바>의 동명 원작소설도 출간됐다. 영화 개봉 후 지난해 각종 베스트셀러에서 1위를 차지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으로 재미를 본 열린책들에서 펴냈다.

영화는 지난 2012년 국내에서 개봉해 예상 밖의 대박을 터뜨린 ‘언터처블 1%의 우정’을 연출한 올리비에르 나카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샤를로트 갱스부르가 출연한다.

델핀 쿨랭이 쓴 원작소설은 아프리카계 프랑스 이주민 청년의 삶을 통해 난민과 해외 이주자 문제를 파고든다. 말리에서 태어난 삼바는 사람답게 살고자 프랑스로 향한다. 천신만고 끝에 프랑스에 도착했지만 삼바의 기대와는 달리 그곳은 관용과 희망의 나라가 아니라 차별과 배척의 국가다.

10년이나 살았어도 정식 체류증은 나올 기미가 없고, 흑인들은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어야만 일감을 얻을 수 있다. 인종차별이 일상화된 그곳에서 삼바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지난 2011년 프랑스 랑데르노 문학상을 받았다.

‘인터스텔라’ 등을 만든 레전더리픽쳐스가 제작하는 <브릴리언스>(황금가지 펴냄)는 마커스 세이키의 SF 소설이다. 특수 능력을 갖춘 ‘브릴리언트’와 인간 사이에 골이 깊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원 데이’의 각본을 맡은 데이비드 니콜스의 소설 <어스>(호메로스 펴냄)도 판권이 팔려 곧 영화가 제작될 예정이다. 자신을 떠나려는 아내를 붙잡고자 가족 여행을 계획하는 가장의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런던 2014 내셔널 북어워즈 올해의 작가상을 받았다. 영화 ‘강남 1970’을 연출한 유하 감독은 시나리오를 수정해 동명의 소설(비채 펴냄)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영화 소설이 잇달아 출간되는 이유는 영화와 연관될 때 소설 판매량이 크게 치솟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후광을 입은 동명 원작 소설은 작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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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2)쪽

사라지는 것들 움켜쥐기…언니 김지원 2주기에

김채원 소설집 <쪽배의 노래>

인간의 운명적 쓸쓸함과 삶의 허망함을 주제로 글을 써온 이상문학상 수상작가 김채원의 아홉 번째 소설집 <쪽배의 노래>가 출간됐다. 소설집 <지붕 밑에 바이올린> 이후 11년 만에 내는 소설집이다.

표제작 ‘쪽배의 노래’를 비롯해 ‘서산 너머에는’ ‘등뒤의 세상’ ‘조금 더 가까이’ ‘물의 희롱-무와의 입맞춤’ ‘소묘 두점’ ‘누가 빨강 파랑 노랑을 두려워하는가’ ‘거울 속의 샘물’ 등 여덟 편이 수록됐다.

‘쪽배의 노래’는 한국전쟁 이래로 한 가족에게 불어닥친 삶의 역정이 한 편의 영화처럼 그려진 단편 소설이다.

오빠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시네마키드였던 주인공은 학도병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끝까지 헛헛한 삶을 살다가 어느 날 코피를 쏟고 죽은 오빠와 늘 고생만 하던 엄마 등 그 시절 그 ‘집’을 추억한다.

주인공은 옛 추억을 더듬으며 기억의 영사기를 돌린다. 그 영사기 속 필름에는 조각난 추억의 부스러기들이 담겼다. 삼류극장에서 맡을 수 있는 타락의 냄새, 조조할인의 기억, 한 가족이 몰입해서 영화 얘기를 했던 그 안온했던 방, 그리고 이야기하던 동안 점점 어두워져도 아무도 일어나 전깃불을 켜지 않았던 그날.

“어떤 세계로 나아가려고 꿈틀거리던, 매 순간 신선함을 붙들고자 했던” 그 열정적인 20대를 회상하는, 늙어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쓸쓸함을 전한다.

“무덤처럼 고요한” 주인공의 건조한 삶을 그린 ‘등뒤의 세상’, “남성과의 사랑을 통한 인생에의 안온함이 없다”는 걸 명확히 알면서도 “그와 만날 때만 빛나는” ‘나’의 역설을 그린 ‘물의 희롱-무와의 입맞춤’ 등도 수록됐다.

이번 작품집은 저자의 언니이자 소설가인 김지원 씨의 2주기(1월30일)를 맞아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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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다모

반복되는 금융위기 역사에서 찾는 교훈

유재수 박사 <다모클레스의 칼> 출간

1634년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 1929년 대공황, 1997년 아시아의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인류 역사에서는 크고 작은 금융위기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금융위기는 왜 반복되는 것인가. 원인을 알면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삼성경제연구소에서 펴낸 <다모클레스의 칼>은 이런 고민에서 출발해 인류 역사에 등장한 다양한 금융위기의 원인과 대응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고 미래의 위기에 맞설 교훈을 찾아보는 책이다.

2010년 5월부터 3년간 미국 워싱턴DC의 세계은행에서 선임 금융전문가로 활동했고 지금은 국무조정실에서 근무하는 저자 유재수 박사는 과거 역사에서 보듯이 금융위기는 또 나타날 것이라며 금융위기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언젠가 다시 나타날 금융위기에 강하도록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제목의 ‘다모클레스의 칼’은 기원전 4세기 전반 시칠리아 시라쿠사의 왕 디오니시우스 2세와 신하 다모클레스의 일화에서 따온 것이다.

왕의 권력과 부를 부러워하는 다모클레스에게 왕은 자리를 바꿔 앉자고 제안한다. 다모클레스는 왕의 제안을 받아들이지만 왕좌 위에는 말총 한 올에 달린 칼이 매달려 있다. 언제 칼이 떨어질지 모르는 왕좌처럼 겉은 화려하지만 이면에는 언제든 한나라의 경제를 파탄으로 이끌 수 있는 금융의 속성을 비유한 제목이다.

저자는 세계은행에 근무할 당시 접했던 수많은 강연과 토론, 책과 논문, 신문기사 등 방대한 자료를 인용해 ‘탄생-확산-붕괴-미봉-망각과 자만-다시 찾아온 붕괴’로 금융위기의 역사를 정리한다. 통상 대비하지 않는 분야에서 위기가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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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작은

자연과 인간 중심의 건축에 주목하라

구마 겐고 도쿄대 교수 <작은 건축>

“인간은 초고층 건축과 거대한 상자 같은 건축으로 대표되는 ‘큰 건축’을 매개로 삼아 작은 인간과 거대한 세상을 연결하려고 했다. 일단 방향이 거대함을 향해 나아가자 멈출 수 없었다.”(37쪽)

건축에 대한 구마 겐고 일본 도쿄대 건축학과 교수의 철학을 담은 <작은 건축>(안그라픽스)이 번역돼 나왔다.

구마 교수는 작은 건축의 방향을 말하기에 앞서 가깝게는 2011년 2만 명이 사망한 동일본 대지진, 멀게는 1755년 5만∼6만 명을 죽음으로 내몬 리스본 대지진을 상기시킨다.

동일본 대지진과 관련해선 쓰나미에 이은 원전 사고는 강하고 합리적이고 큰 건축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고 바라본다.

저자는 작은 건축에 대해 “인프라라는 건축물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자연을 상대하고 자연 에너지에 의존하는 자립적인 건축“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작은 건축이라고 해서 단순히 크기가 작은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며 인간이 다룰 수 있는 ‘적당한 단위’를 가진 재료를 소개한다.

일본은 건축 기둥이나 장지문의 틀을 가늘게 만드는 것처럼 자신을 ‘작은’ 사물로 감싸 주변을 작고 편안한 환경으로 바꿔가지만 한국의 방식은 일방적으로 ‘작은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

저자는 한지로 만든 벌집 구조를 중심으로 잡고 그것을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FRP)으로 감싸는 현대판 한국 장지문을 생각해낸다. 실제로 적갈색의 FRP 너머에 종이 재질의 벌집 구조가 비쳐 보이자 벌이 모여들었다고.

결국 작은 건축이란 창의적 방법으로 자연과 인간이 함께할 방법을 고민하고 이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서의 건축을 뜻하는 것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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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1)편지2

루게릭병 작가 정태규씨, 손 대신에 구술, 안구 마우스로 새 창작집 <편지> 출간

“나는 이미 말하는 능력을 잃고 있었다. 구술할 형편도 못 되었다. 안구 마우스는 자주 고장을 일으키고 ….”

루게릭병을 앓는 부산의 소설가 정태규(57) 씨가 구술과 눈으로 써내려간 새 창작집 ‘편지'(산지니)를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책의 서문 ‘작가의 말’에서 그는 “말하는 능력을 거의 잃어 구술도 어려운 처지가 됐다”며 마음먹은 대로 쓰지 못하는 아쉬움을 털어 놓았다.

루게릭병과 2년 넘게 사투를 벌이는 그는 구술과 안구 마우스에 의존해 ‘편지’를 출간했다.

‘편지’에는 단편소설 8편과 콩트, 스토리텔링 등을 합쳐 14편의 작품을 실었다.

이 작품들 대부분은 작가가 아프기 전에 큰 줄기를 잡아 놓은 것이지만 ‘비원(秘苑)’은 말하는 능력을 점점 잃어가던 지난해 여름에 집필한 것이다.

그의 아내 백경옥 씨는 “비원 작품을 쓸 때는 구술에 의존해 겨우 하루 원고지 6∼7장밖에 쓰지 못할 정도로 힘겹게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백씨는 “상태가 악화해 요즘은 누워서 지낼 때가 많고 이젠 구술도 힘들다. 다행히 미국에서 수리한 안구 마우스의 성능이 좋아져 카톡으로 소통하며 다음 책 출간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지’ 수록작 중 ‘비원(秘苑)’은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남녀가 우연히 서울 창덕궁의 신비한 정원인 비원에서 만난 장면을 그려 작가 자신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

정 작가는 “이 소설집으로 지금까지 써온 글의 한 단계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루게릭병이 나에게 계속적인 집필을 허락한다면 새로운 단계의 글쓰기에 도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199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정 작가는 2012년 겨울 루게릭병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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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2)아리

주제별로 넘어보는 한국 근현대사

좌우 대립 극복 시도 <20세기 아리랑>

분단과 6·25 동족상잔의 비극은 60년이 넘게 떨어진 과거의 일이지만 이로 인해 비롯된 우리 사회 내 이념 대립의 골은 여전히 깊기만 하다.

스스로 ‘진보적 가치’ 옹호 입장을 밝힌 고등학교 역사교사 이태영 씨가 펴낸 <20세기 아리랑: 주제가 있는 한국 근현대사>(한울)는 일방의 주장을 넘어 역사적 쟁점에 대한 대립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로 읽힌다.

저자는 “일제강점기에도 사람이 살았다는 사실을 진보진영이 인정하고, 북한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보수진영이 인정해보자”고 말한다. 이는 식민지 시대와 분단 시대라는 거대담론 그릇에 온전히 담아낼 수 없는 ‘일상’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저자는 “마흔을 넘으면서 현재의 삶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게 됐다”며 “역사는 고단한 삶의 집합체이며 아픔과 슬픔의 기록”이라고 말했다. 본질이 사라지고 가공된 이미지가 난무하는 세태에 대해 “삶이 묻어 있는 역사인식”을 내세웠다.

저자는 1부에서 한국 근대사 개관, 강화도조약에서부터 지난해 한국사 교과서 파동에 이르기까지 근현대사의 주요 이슈와 흥미로운 논점 39개를 제시하며 중립적 이해를 시도했다.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서술에서 사실과 가치의 구분이 필요함을 앞세웠다.

저자는 좌우 양 진영 논리에서 국수주의와 민족주의의 폐해를 느낀다. 2부에서는 아리랑에서부터 한국 민족주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전통이라고 생각해온 문화적 현상들의 연원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을 규명했다.

지금까지의 한국 근현대사 서술은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이념적이었다는 문제의식이 그 안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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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끝의

“상처받은 사람들의 사랑하고 싶어하는 이야기”

서유미 장편소설 <끝의 시작>

“왜 찬란함과 차가움은 같이 오나.”

<판타스틱 개미지옥>으로 문학수첩상을 받고, <쿨하게 한걸음>으로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한 서유미의 네 번째 장편소설 <끝의 시작>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날, 상실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어머니의 죽음과 이혼을 눈앞에 둔 영무, 불꽃같은 사랑을 꿈꿨지만 그런 사랑은 해보지도 못한 채 유산한 영무의 아내 여진, 유전병처럼 대물림되는 가난을 끝내 끊어내지 못한 채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영무의 직장 동료 소정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달콤하기만 한 봄밤의 공기가 야속하기”만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불행이라는 공통분모 속에 묶인다. 4월 한 달간 세 인물이 느끼는 “잔잔하게 요동치는 상실감”이 소설의 기저에 흐른다.

말기 암으로 고통받는 어머니를 돌보는 영무는 아내 여진으로부터 뜻밖의 이혼통보를 받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쪽에서는 폐암이, 다른 한쪽에서는 이혼이 달려오는” 삶과 맞닥뜨린 영무는 고통스럽다.

영무의 아내 여진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남편과의 무미건조한 관계, 임신과 유산은 그의 삶을 옥죈다. “살면서 겪었거나 겪지 못했던 온갖 종류의 고독이 곁에 와서 눕는” 상황은 대학생 석현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이어진다.

“빚문서 같은 졸업장”을 손에 쥔 채 사회에 나온 소정은 아르바이트를 전전한다. “가난한 피의 흐름을 멈추고 발목에 매달린 쇠공을 없애려면 손목을 끊거나 발목을 자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은” 절망감 속에서 살아온 그녀는 3개월 아르바이트 신세를 전전하는 자신의 삶에서 탈출구를 찾을 수 없다.

서유미 씨는 “이별과 상처, 상실감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사랑하고 싶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 사람들의 ‘사랑하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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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대통

국가는 무엇을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가

미 국가기록물 시스템 소개 <대통령의 욕조>
“미국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 바로 미 국립문서보관소(National Archives)를 지칭한다. 미국의 국가문서 기록 시스템의 운영과 한국과 관련한 흥미로운 문서들에 얽힌 이야기를 묶어 펴낸 <대통령의 욕조>(삼인)가 출간됐다.

저자인 이흥환씨는 시사저널 기자 출신으로, 지난 1999년부터 미국 국가기록물 가운데 한국의 안보와 관련된 정보들을 취합해 뉴스레터 형식으로 서비스했던 코리아정보서비스넷(KISON)의 운영자다. 현재 KISON은 정보 서비스는 중단했고, 한국 관련 디지털 자료를 수집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저자가 원고를 마무리할 즈음 우리 사회에선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이 일반에 공개됐다고 한다. 이씨는 “워드 문서 형태로 내려받은 기록물을 들여다보고는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문서의 형식과 체제 모두 기록물 형태로 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는 것.

저자는 “자국 대통령이 다른 나라 최고 지도자와 마주 앉아 회담한 내용을 종이에 끄적거려 인터넷에 올려놓는 나라라는 오명은 절대 후손에 넘겨줘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왜 끄적거렸다고 했는지는 녹취록을 읽어보면 알 것”이라고도 했다.

이씨는 국립문서보관소의 설립과 운영, 그리고 흥미로운 기록물들에 관해 에피소드 형태로 소개했다. 10년 넘는 기간 동안 보관소를 자신의 집처럼 드나들면서 얻어낸 지식을 모았다.

“뼈저리게 느낀 것들을 한 번쯤은 꼭 써 보고 싶었다.” 저자는 우리나라에서도 인식의 전환이 이뤄지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다. 미 국립문서보관서가 소장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관련한 문서 59건도 담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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