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는 주택 소유 여부

 토론토의 새 빈부격차는 주택 소유 여부로 결정되는 시대다. 소득차이를 따지던 것은 옛말이고, 이제 시장 진입 여부와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 얼마나 일찍 내 집을 마련했느냐에 따라 좀더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조건이 성립된다. 
 

 기울리오 부부는 2015년에 토론토 다운타운의 신축 콘도-타운하우스를 60만 달러에 구입했다. 당시 연 소득이 15만 달러였고, 살던 콘도에서 돈을 뽑아 20% 디퍼짓 자금을 마련했다. 


 현재 6살 아들과 생활비에 쪼들리지 않고 가끔씩 휴가도 만끽하며 충분한 여유를 누리고 있다. 학교, 대중교통, 식료품점, 데이케어, 이발소, 은행 및 레스토랑도 가깝다.


 2베드룸이라 더 넓은 곳으로 이사하고 싶었지만 주택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시장에 진입하면 ‘모기지 빈자’(mortgage poor)가 될 수 있어서 접었다. 현재 토론토의 평균 집값은 130만 달러 수준이다.


 그는 “은행에서 우리에게 모기지를 준다고 해도 그렇게 많은 빚을 지는 것은 마음에 편하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그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시장의 집값이 절반 수준이었을 때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광역토론토(GTA)의 장기적인 번영과 개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빈부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소득수준의 차이가 아니라 높은 집값으로 인해 조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시장에 뛰어든 시기와 내집 마련의 여부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가족이 집세나 모기지 지불을 마련하기 위해 노심초사 하는지, 아니면 주택비용을 편안하게 충당하면서 레스토랑과 휴가를 즐길 수 있는지 보다 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폴 커쇼 교수는 “이것이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등의 인생의 가장 큰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특히 팬데믹 기간에 오퍼 경쟁으로 과열된 주택시장이 젊은 층의 첫 집 장만을 더욱 어렵게 만든 가운데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연방 재무장관은 “자라나는 세대가 내집 마련의 꿈에서 배제되면 안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권위있는 경제기관인 영국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온타리오의 평균 주택가격은 가구 가처분소득의 22.5배까지 높아졌다. 이는 지난 2010년 12.1배, 2005년 9.7배에서 급등한 것이다.


 세대간 평등을 옹호하는 그룹인 ‘제너레이션 스퀴즈‘(Generation Squeeze)는 “세대간 불평등이 심하고, 부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노인의 약 4분의 1이 무주택자다. 이는 가족 구성원이 주택을 마련할 때 세대간 부에 의존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인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주택소유 비율을 가지고 있다. 2016년에 국내 가구의 67.8%가 주택을 소유했고, 이는 토론토에서 53% 수준였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젊은 층의 주택소유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2016년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의 절반이 30세에 주택을 소유했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의 55%보다 낮은 소유 비율이다.

 
 게다가 이러한 경향은 토론토에서 더 두드러졌다. 연방통계청의 2018년 주택 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첫 주택 구입자의 절반이 35세 미만인 반면 토론토의 경우는 41.2%에 불과했다.


 토론토의 카란 쿠마 커플은 작년 말 100만 달러에 구입한 반단독 주택의 모기지 상환을 위해 휴가도 포기하고 검소하게 살고 있다. 연봉이 15만 달러이면서도 가족의 큰 도움이 없었다면 집 장만을 못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들은 학자금 대출 빚을 5만 달러 지고 있어 토론토에서 집을 사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였다. 그러나 부모로부터 25만 달러의 선물을 받았기 때문에 구입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모기지가 약 80만 달러로 줄었으나 여전히 월 상환금으로 3,000달러를 부담해야 한다.


 그는 “우리는 해외여행을 꿈도 꿀 수 없다. 모기지 상환이 연체되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온타리오에서 작은 여행을 하면서 나중에 다른 지역을 돌아볼 생각이라 아쉽다”고 말했다.


 쿠마는 “하지만 은퇴 자산이 될 내집을 마련한 것에 감사한다. 우리는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운이 좋았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성공했다는 사실에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부모의 도움은 극히 일부의 첫 주택 구입자들에게만 현실로 다가온다. 토론토부동산위원회(TRREB)가 입소스(Ipsos)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구매자의 17%만이 가족 등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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